눈부신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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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2-01-13
눈부신 사막
집 한 채 짓는데 모래 몇 차가 들어가는지를 알고 나면
도시가 모래로 건설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신도시가 들어서는 것은 새로 사막이 생기는 것과 같다
판교나 동탄 같은 눈부신 사막이 생기면
돈이 있는 사람들은 달려가
스스로 전갈이나 방울뱀이 된다
이들은 모두 수직으로 서 있는 모래기둥 속에 몸을 파묻고
홀로 똬리를 틀고 휘바람을 불거나
서로 엉켜 밤을 보낸다
새로 생긴 사막에서는
전갈은 전갈을
방울뱀은 방울뱀을 낳는다
모래집과 모래집 사이에는
고개를 쳐든 독 오른 것들이 우글거린다
도시가 건조한 이유는 사막이기 때문이다
사막에서 사람들은 쉽게 외로워진다.
김상현 시인
전남 무안 출생. 1992년 으로 등단. 시집
등과 다수의 저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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